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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언노운나이츠 사이드프로젝트로 게임 개발하기 2/2

렛플 official 2021. 12. 16. 20:16

이 글은 인디게임 제작사 "Teamarex"에서 직접 작성한, "언노운 나이츠" 게임개발 후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렛플은 해당 게임의 개발 및 수익과 무관하며, 컨텐츠 공유의 목적에서 이 스토리를 양도받아 게재합니다.

사이드프로젝트로 게임 개발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난해했던 시각화

그렇게 '탐험'과 '전투'를 준비했지만, 그것의 '시각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할 차례였다. 가장 큰 문제는 게임의 두 부분이 논리적으로는 매끄럽게 전환되지만 그 각각은 너무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탐험'은 텍스트와 배경 이미지로만 표현하는 것이 어울렸고, '전투'는 촉각적이고 직접적인 표현력이 필요했다. 이 둘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어색하지 않게 연결할 것인가?

 

그러다 리더가 아이디어를 냈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삼아서 표현방식만 다르게 하자. 전투에서는 리얼 비율로 등장해 치열하게 싸우는 캐릭터들이, 탐험을 할 때는 인형극처럼 실루엣만 표현해보자는 것이었다. 어수선하던 게임의 느낌이 드디어 정돈되기 시작했다. 이제 몰입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음악과 일러스트가 필요했다.

 


 

음악과 일러스트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에게 음악을 부탁했는데, 컨셉으로 잡았던 샘플은 잔잔한 기타 음악이었다. 튀거나 강렬한 사운드가 있으면 오히려 몰입도가 낮아질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그 곡은 자칫 지루할 수 있었다. 음악 담당 멤버는 튀지 않는 느낌은 그대로 두되, 클래식 악기들로 오케스트레이션을 하는 것이 몰입에 더 나을 수 있다고 아이디어를 냈고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줬다.

 

캐릭터 일러스트는 여러가지로 생각을 많이 해야 했다. 캐릭터들은 종류별로 다양한 능력을 갖고 있는데, 보물사냥꾼, 통역사, 요리사, 명사수 등의 특징을 유저가 보자마자 캐치할 수 있어야 했다. 일러스트를 도와줬던 친구는 복장이나 인상보다는 '소품'과 '자세'를 강조해서 특징을 표현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일러스트는 그렇게 진행되었다.

 

 

컨셉 일러스트. 소품과 자세로 명사수와 약제사를 표현했다.

 


 

그렇게 약 11개월간 커피 500잔을 투여한 노동 끝에…드디어 게임을 완성하여 출시했다.

 

 

그리고 나쁘지 않은 결과도 따라왔다.

국내외의 좋은 유저분들을 많이 만나 본 것, 해외 시장을 경험해 본 것, 작지만 상을 받아본 것, 우리 자력으로 나름의 수익을 낸 것 등 여러가지 의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가장 좋은 것은 우리가 여전히 신작을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번 개발도 잘 될지 어떨지는 알 수 없고, 심지어 (모든 개발이 그렇듯)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서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신작 출시를 희망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쨌든 최악은 아닌 것이다.

 

돌이켜보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출발선의 가벼운 마음은 점차 무겁고 복잡하게 변해갔던 것 같다. 사이드 프로젝트 정도로 시작했던 일의 존재감은 순식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우리는 결국 전력을 다 하든지 아니면 포기하든지의 이지선다에 몰렸다. 우리의 선택은 후자였다. 그래서 가볍게 시작한 것이 다행이지 싶다. 그렇게 힘들 줄 미리 알았다면 해보기 전에 포기했을지도 모르니.

 

여기까지 <언노운 나이츠>의 출시까지의 어지러운 개발 과정을 게임 디자이너인 필자 개인의 입장에서 정리해보았다.

 

그러니 이것은 그 과정의 전체적인 체험은 아닌 셈이다. 리더는 리더의 버전이, 다른 멤버들은 또한 각각의 자기 버전이 있을 것이다.

 

모쪼록 이 경험담이, 꿈을 꾸며 개발을 시작하는 분들께 자그마한 영감이라도 전해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본다.